세키,(2024.9. 8)    

한때는 조그만 봉건영주국 수도로 이름 떨치던 소도시, 코카사스 대준령을 배경으로 한 산골짜기 둔치에 자리잡아 아담한 도읍지다.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로 구분되지만 구시가지라 해도 채 300년이 넘지 않아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부잣집 담보다 약간 큰 규모의 성벽이 완전히 보전되고 성내엔 영주(칸)가 거주하며 권세를 누렸던 궁전이 호화로웠던 그 시절 단면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성곽 안쪽엔 당시 경제생활의 단면이 고스란이 남아 흥미롭다. 이곳에 1722년 대홍수가 쓸고 지나가 골짜기를 피해 둔덕 위에 새로 도읍을 건설하여 오늘에 이르기까지 잘 보전되어 있으니 아름다운 신축 성채가 빛을 발하고 있다. 이 지방에는 뽕나무가 잘 자라, 비단이 주 산업을 이뤄 실크제품이 풍성하고 손재주 좋은 주민들 다양한 공예 작품이 집대성 되어 대상들 집결지가 되고 모여드는 부유한 대상들을 위한 휴식처, 호텔, 사원 등이 지금도 외국 관광객 위주로 성업중이다.

카라반사라이, 휴식처 겸 숙소는 그 규모가 상당하여 성벽 옆에 자리한 5성급 호텔인 신라호텔을 연상시키며 사원 역사를 증거하는 정원 느티나무가 수령이 400년을 넘겨 곧게 자란 줄기는 하늘에 닿을 듯 높이 자라고 있다. 도처에 멋진 세라믹 수공예 작품이 널려 있어 아제르바이잔의 문화 수준을 한눈에 보여주니 야외 문화 박물관을 관람하듯 눈, 귀, 발길이 호사한 하루였다.

6만여 인구가 먹고 입고 즐기며 사는 온갖 상품을 거래하는 바자르는 서울 남대문시장보다 더 풍족하고 인파로 붐비니 그들의 상혼은 천년 동안 단련받아 글로벌 경지에 이르러 있다.

싱싱한 과일이 침 넘어가게 하고 전통음식의 오색찬란한 유혹도 지나치는 주민들 호주머니를 비우게 한다. 시끌벅적한 상설시장, 세키 주변 물산 공급처는 오늘도 분주한 발길, 찻길, 크고 적은 보따리 행렬이 줄 지으니 그 모두가 다복한 가족들에게 행복을 나르는 번영의 샘터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