海旦의 조지아 - 제 4신2024. .9. 12)

보편적으로 신화처럼, 풍성한 자연 속에 평화롭게 살아간다는 조지아 사람처럼 보고 느껴보려 하지만 주마간산격으로 스치는 외국인 과객에게 그들 생활 속을 드려다 보는 숙제는 좀 과중해 보인다. 조지아를 겉으로 보기에는 차분 하지만 아직 풀어야할 과업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의상은 천년전 대상시대부터 실크생산지로 이름 날린 후예답게 곱상이다. 낮엔 33도, 아침 저녁에도 22도, 서울과 같이 추석 기온과 거리가 멀어 다들 가볍고 노출이 심한 여름 차림이며 도시인들의 여유있는 차림새가 타 유럽 국가와 차이를 느낄 수 없다.

먹거리도 동부지역이 목축과 농업생산이 활발한 지역이라 풍부한 재료로 그들 나름의 식단이 일상화 되어 별 차이가 없다.

다만 주거생활은 아직 후진성을 면하지 못한 부분이 다수 눈에 띈다. 연륜이 묻어나는 녹슬고 지저분한 철재료, 자주 보이는 낡은 고옥 모습, 시외곽 단지형 아파트의 초라한 건축 과정 등 합격점에 드는 모습은 찾기 어렵다.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이 13,000달러 수준으로 세계 101위 였으니 우리와 직접 비교대상은 아니고 수십년 전의 모습이다. 그러나 시내 도로를 가득 채우고 체증 이동이 일상화된 자동차 행열에서 꿈틀거리는 욕망을 느낄수 있다. 결국 활로는 생산능력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소련 공산체제에서 해방된지 30년, 러시아식 압제 그늘로 신바람나는 춤바람에 브레이크가 걸려 주춤거리는 나라지만 국세가 작아 아직 낙관성 미래예측은 그리 쉽지 않다. 그러나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오랜 전통과 축적된 재원이 넘쳐 괄목할만큼 뜀박질이 느껴진다. 삼위일체 성당 등 상당한 종교 시설들이 새로 건축되거나 복원작업이 추진되고 있어 그들의 뿌리깊은 신앙심과 단합하는 국민 성의를 현저하게 느낄 수 있다.

쿠라강 건너신도시로 나가는 길목이 되는 자유광장은 답답한 체증에 발목잡힌 전형적 모습이다. 외침으로부터의 자유가 진정성을 잃고 사람 온기를 차단한 분수 광장엔 차량의 분주한 질주로 인한 혼잡이 과객 어지럼증을 되새기는 근원이 되고 있다. 정의와 자유의 근본적 개념이 재정립되기 바라며 인파 속에서 지친 발길을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