海旦의 메스티아 종주 이모저모

메스티아 종주 마지막 걷기는 어제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흥분 속에 잔걸음을 내디뎠다. 저 밑에 구불 지어 흐르는 강 비닥까지 줄곧 내리막 길은 식은죽 먹기였다. 제대로 건설 된 현대식 다리를 건너 좀 돌지만 뷰가 좋다는 먼길을 선택, 약 700m 산자락을 올라 채도 며칠간 체력이 단련 되었는지 숨이 고르게 유지된다. 기온 변화도 하강 일변도라, 새벽 3도, 한낮 12도, 고산지대 정상기후래도 한기 느끼기는 달갑지 않다. 다행히 비가 자취를 감춰주어 감사기도가 절로 나온다. 해발 2,173m 고개를 돌자 멀리 보이는 능선 길에 안도하게 된다.

경사가 심해 위태로운 중턱에 오솔길을 만들어 트레킹 코스로 자리잡으니 그들의 노고에 감사한다. 걷는 길 곳곳에 독립 초기 사용하던 조지아 국기 이미지인 작은 삼색 페인트 표시가 나무, 바위, 절개지에서 자주 눈에 띄어 주민들의 독립의지가 돋보인다. 평탄한 능선길이 초원지대로 접어들자 포장된 차도와 마주친다. 며칠 산중에서 헤매다가 오랫만에 찻길을 보니 웬지 낮설어 보인다. 길 옆 소들 전용 풀밭길을 따라 3km 쯤 진행하니 메스티아 종주길 종점인 우시굴리가 얼굴을 내민다.

우시굴리 빙하가 녹아 내린 회색물이 흐르는 계곡천 좌우에 아담하게 자리잡은 조그만 마을은 그런대로 활기가 넘친다. 고색창연한 문화보전지역, 2백년 이상 유지되는 유적, 코시키(20~25m의 가족 보호용 사각 돌탑) 30여 기가 마을 도처에 분산되어 지금도 일부 활용 되고 있으니 고전과 현대가 공존하는 복합마을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메스티아 64km 트레킹은 4일간 여유있는 산행과 자연의 풍성한 환영 속에 완주의 대단원 막을 내리게 되었다. 그동안 기도와 응원으로 힘을 넣어 주신 독자 여러분께 큰절 올리며 감사 드립니다. 아무런 인위적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본성을 통채로 보여주는 감춰놓은 메스티아 트레킹 코스 답사를 강추한다.

조지아 전통음식은 동, 서양이 잘 혼합되어 우리 입맛에 거부감이 거의 없다. 하차푸리, 힝카리, 카라초가 대표적인데 하차푸리는 피자처럼 얇은 빵 속에 치즈 등 다양한 내용물을 넣어 구수한 맛을 낸다. 식탁에 오르는 소스도 장아치 같은 절임류에 손이 더 간다. 징기스칸 지배 영향인지 작게 만든 만두는 우리 음식과 거의 같아서 인기 품목이다.

터키식 케밥도 다양한 육류가 안에 말려 있어 불고기 같다. 게스트 하우스 제공 두끼의 식사는 투숙객 전원이 큰 식탁에 자리하여 함께 나누는 자리인데 국제적 교류와 화합의 장이 열린다. 사전 예약을 요구하는 숙소는 대체로 시설이 낙후하지만 하룻밤 묵는 과객들은 조용히 묵인하고 지나간다. 하루 숙식 가격은 대체로 1인당 5만원 정도이니 합리적이다. 이곳은 세계 포도주의 원산지 답게 양질의 하우스 포도주를 병당 15,000원에 매일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