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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코카사스 산맥은 대코카사스 산맥과 나란히 조지아 남부를 통과하여 아르메니아로 넘 어간다.노년기 산맥군이라 우리나라와 너무 비슷한 산세, 생장하는 소나무, 전나무 등도 외관상 똑 같아 갑자기 지리산에 입산하는 착각이 든다. 남중부 조지아 지역에서 탄산 음료수와 온천으로 유명한 보르조미는 시골 소읍 규모지만 제법 도시 모양을 따라 가려는 거동이 눈에 띈다. 오래전부터 이름난 온천 휴양지답게 차분한 조그마한 도시가 쿠라강의 동, 서편에 아담하게 펼쳐지고 몇 개의 출렁다리와 차량통행용 다리로 연결한 아름다운 마을 전경이 손에 잡힐 듯 친근미가 흐른다.
시내에서 가까운 국립공원은 면적 규모로 유럽에서 손 꼽는다지만 자연 보존성이나 수종 개발 등에서 두드러진 형세는 아니다. 공원 내부에 길고 짧은 12개 트레킹 코스를 만들어 걷기를 권장하나 이용객은 전무, 관리소 밖 주차장에 버티고 서 있는 한국국립공원 한글 표지도 선명한 소방차 두대가 눈을 번쩍 뜨이게 한다.
같은 명칭인 국립공원이지만 엄연히 국가가 다른데 이 먼곳까지 진화작업으로 출동한 것은 아니겠지 하며 선명한 한글 글씨를 처음 대하니 가슴이 뭉클한다. 이곳 직원의 설명 인즉, 한국 정부기증 품목 중 하나라는 이곳 국립공원 관리자의 설명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공짜 수혜자는 공여자에 비해 고마움이 쉬 잊혀진다는 논리로 보면 한국인을 봐도 그들 얼굴에 화색도 돌지 않는게 당연한 일이다.
공원내 트레킹 코스 중 하나를 골라 걸어 보니 광릉수목원 걷는 기분이다. 울창한 소나무, 전나무 숲은 짙은 녹음 속으로 오르막 길이 열려 있어 강한 피톤치즈의 세례를 받으며 만족스런 행보를 이어간다. 숲속 그늘길에는 어디서나 피하기 바빴던 소똥 흔적이 하나도 없는 청정 검은 훍길로 양질의 토양 표본이라 할 수 있겠다. 조지아 여행 중 가는 곳 마다 보르조미 음료수 광고는 꼭 보이는 선전 글귀인데 유명세가 붙은 윈천지역에 오니 차분한 분위기가 긍정적이다. 시내 한 편에 차이코프스키 동상이 수줍게 서 있다. 세계적인 음악가인 그도 정양차 이곳에 머물렀다는 것을 기념하는 인연 만들기 작전이다.
숙소 운영을 맡고 있는 동년배 노동은 한때 수도권에서 잘 나가던 변호사, 은퇴 후 혼잡하고 시끄러운 티블리시를 떠나 고향인 한적한 보르조미로 낙향, 소일거리로 가볍게 움직이며 조그만 시설을 재미삼아 운영하고 있단다. 저녁도 맛있는 메뉴로, 닭 튀김, 피자, 가지구이, 감자 튀김이 구성지다. 병이 골동품 같이 귀티 나는 하우스 와인을 한 잔씩 들고 거멓게 주렁주렁 달린 포도나무 밑 식탁에서 부라보를 외치니 고기리 우리집 정원에. 모인 듯 환상에 빠진다. 보르조미여, 영원하라, 언제까지나 건강한 우정을 이어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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