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 천주교가 처음 소개되었을 때는 단순한 서양의 학문으로 인식되어 <서학>이라 칭하고 연구 대상으로 삼았지 배척하지 않았다.

즉 마테오리치가 중국에서 성경을 한자로 번역한 <천주실의>는 성리학의 근원인 <천리사상>과 상통할 뿐만 아니라 천주(天主)와 천리(天理)가 학문적 보완관계라 믿을 정도였다.

그런 천주교가 민중들 사이에 점차 신앙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서양 종교로 인식되기 시작했고, 모든 인간의 평등을 내세웠기에 기존의 사회 체제와 대립하게 되었다.

특히 유교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효(孝)의 상징, 제례문화를 거부하자 박해의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천주교 박해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대표적인 것이 1801년 신유박해, 1839년 기해박해, 1866년 병인박해이다.

병인박해는 1866년 조선 말기 흥선대원군 정권에 의해 벌어진 대규모 천주교 탄압으로, '병인사옥'이라고도 불리며, 1872년까지 약 6년간 지속되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8,000여 명의 평신도와 프랑스 파리외방전교회 소속 선교사들이 처형되었으며, 이는 조선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종교박해로 기록되었다.

첫번째는 1866년 봄에, 두번째는 1866년 여름에서 가을까지, 세번째는 1868년, 네번째는 1871년으로 이어졌다.

1868년의 세번째를 무진사옥, 1871년의 네번째를 신미사옥이라고 부르기도 하나 대원군에 의해 계속 추진된 것이므로 병인박해에 포함시키는 것이 통례이다.

따라서 병인박해는 병인년인 1866년 한 해의 박해를가리키는것이 아니라 그 뒤 6년간 계속되면서 8,000명의 순교자를 전국 각지에서 양산한 대참극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이처럼 전국적 규모로 수많은 교도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대박해가 벌어지게 된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6년이라는 박해 기간에 일어난 여러 사건들을 연계해서 생각해야 한다.

그것은 제너럴 셔먼호 사건, 프랑스군에 의한 병인양요, 오페르트에 의한 남연군묘 도굴사건, 그리고 미 함대에 의한 신미양요 등 서구 식민주의 세력에 의한 조선 침공 소동이 계속 벌어진 것이 핵심 원인이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그것이 일어날 때마다 국가적 위기를 고조시켰고, 사회적으로는 척사위정 세력을 자극하였으며 집권자 흥선대원군을 격분케 하였는데, 이들 사건이 외세에 부동하는 내부세력에 의해 조성된 것이라고 호도하였다.

이 때 내부세력으로 지목된 것이 바로 천주교도들이었다. 집권세력은 내부에서 비등하는 침략적 외세에 대한 적개심을 이용하여 천주교도들에게 박해를 가했던 것이다.

조선의 쇄국정책과 천주교 탄압은 이러한 여건과 배경에서 매우 철저한 형태로 진행되었다. 이것이 조선의 유교 문화와 전통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지만, 조선의 개화와 근대화를 지연시키는 결과를 낳았고, 결국 일제의 대한제국 병탄과도 연결이 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