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괄은 인조반정에 가담하여 큰 공을 세우게 된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2등 공신에 오르고, 평안도 병마절도사가 되어 변방을 지키게 되자 불만에 가득차 있었다.

그런데 때마침, 그의 아들, '이전'이 역모를 꾀했다는 무고(誣告)가 들어오자, 1624년 오늘, 이괄은 그를 압송하러 온 관리들을 살해하고, 12,000여 명의 군사를 이끌고 반란을 일으키게 된다.

그때, 그의 부대에는 잘 싸우기로 유명한 항왜(降倭) 100명이 선봉이었다. 항왜는 임진왜란 당시 조선에 투항한 일본군을 가리킨다. 반대로 조선인이면서 일본에 투항하거나 협력한 사람은 순왜(順倭)라 한다.

인조는 이괄의 부대가 개성을 지나 임진강을 건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당시 감옥에 수감중이던 정치범 37명을 전격적으로 참수하고 피난을 떠난다. 행선지는 공주의 공산성이다.

왕이 피난을 떠나는 것을, 머리에 먼지를 쓴다는 뜻으로 '몽진(蒙塵)'이라 하는데, 인조는 몽진을 세 번이나 떠났다. 두번째는 정묘호란(1627년) 때 강화도로, 세번째는 병자호란(1636년) 때 남한산성이다.

서울에 입성한 이괄은 선조의 아들 '흥안군'을 왕으로 세우게 돈다. 난이 성공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길마재(무악재) 전투에서 패배하며, 그는 광희문을 지나 경기도 광주로 도망친다. 당시 서울의 백성들은 동네 불구경하듯이 이들의 전투를 지켜보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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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괄은 피신 중, 부하 장수에 의해 살해됨으로써 난은 정리가 된다. 하지만 화가 덜 풀린 인조는 고성 이씨인 이괄 조상들 묘역을 파헤쳐 부관참시하고, 난에 동조한 사람들에 대해 경중을 가리지 않고 처참한 보복을 자행했다.

인조는 외적의 침입이 아니라 국내 반란으로 도읍을 버리고 도망친 유일한 왕이며, 역대 국왕들 중 가장 많은, 세번이나 몽진을 떠난 찌질한 왕이다.

결국 인조반정은 이괄의 난과 정묘호란, 병자호란을 연이어 불러일으킨 재앙의 씨앗이었다.